THE USERS | 미술관과 관객, 그 사이의 머무름에 대하여
[Proogue] 아트와 공간, 그리고 가구
올해 들어 무브먼트랩은 그 어느 때보다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공간들과 깊은 호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다원공간을 시작으로, 지난 5월 세계적인 아티스트 그룹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의 공연 <아이들의 헤어컷>, 그리고 신진 아트 페어 '아트오앤오(Art OnO)'의 VIP 라운지까지.

공간과 취향, 그리고 아트를 세심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곁에 무브먼트랩의 가구가 놓인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뜻깊은 일입니다.
그리고 지난 5월, 한 미술관의 반가운 두드림 덕분에 무브먼트랩은 또 하나의 특별한 여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옛 벨기에 영사관의 고풍스러운 역사와 고전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포란》 전시였습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SEOUL MEDIACITY BIENNALE
제14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The 14th Seoul Mediacity Pre-Biennale
포란 Inheriting the Future
- 일시
- 2026.05.20 - 07.05
| 작가 (Korean) | Artist (English) |
|---|---|
| 미카일 카리키스 | Mikhail Karikis |
| 우정수 | Woo Jeongsu |
| 이정우 | LEE Jungwoo |
| 자오싱 아서 리우 | Jawshing Arthur Liou |
| 자크라왈 닐탐롱 | Jakrawal Nilthamrong |
| 전준 | Jeon Joon |
| 제시 천 | Jesse Chun |
| 최찬숙 | Chan Sook Choi |
| 황수연 | Sueyon Hwang |
| 고영민 | Youngmin Ko |
| 권주영 | Juyoung Kwon |
| 김하리 | Hari Kim |
| 박세인 | Sein Park |
- 후원 Supported by
- BVLGARI ROMA 1884
- 협찬 Sponsored by
- MOVEMENT LAB, BACKCOUNTRY OUTDOOR SCIENCE OF ADVENTURE
평소 남서울미술관이라는 건축물과 그곳에서 열리는 전시에 대한 동경이 있던 터라, 역사와 스토리가 깃든 공간에 우리의 가구가 놓인다면 얼마나 더 멋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습니다.
물론, 전시를 위한 설치가 모두 끝나고 우리의 상상이 현실로 구현된 공간을 마주했을 때, 그 설레는 기대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협업을 그저 가구 설치로만 끝내기 아쉬워,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송가현 프로젝트 디렉터를 찾아갔습니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행위를 넘어, ‘미술관 안에서 관객이 머무르는 시간’, 그리고 ‘그 머무름을 채우는 가구와 공간의 역할’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송가현 디렉터는 이미 2019년 전시 《강박²》에서 참여 작가들의 리서치 자료와 영감의 흔적 같은 '나머지(remainder)'들을 모아 놓은 '리메인더 라운지'를 기획하며, 전시 안에서의 머무름이 어떻게 관객의 사유로 이어지는지를 직접 목도한 기획자이기도 합니다.
공간 속 '머무름'이라는 여백이 관객과 예술 사이에 어떤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는지, 그 흥미로운 이야기를 송가현 디렉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프로젝트 디렉터(비엔날레 PD)로 일하고 있는 송가현입니다. 프로젝트 디렉터는 비엔날레의 기획과 운영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입니다.
이번 전시 《포란》은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현재 어떤 고민과 실천을 이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총 8개의 본·분관이 동시대 미술의 다채로운 경험을 제안하는 네트워크 미술관인데요. 그중 남서울미술관은 역사적 건축 공간의 특성을 살려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공간입니다.
국내 유일의 미술관 주최 비엔날레인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새로운 예술감독을 선임하기에 앞서 사전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제14회 비엔날레의 사전프로그램인 《포란》은 비엔날레가 지나온 역사와 실천을 되짚어보고, 다가올 비엔날레의 방향을 탐색하는 연구적 성격으로 기획되었습니다.


Q. 전시가 열린 ‘남서울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지닌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남서울미술관은 대한제국 시절 벨기에 영사관으로 사용되었던 사적(제254호) 건축물로, 그 자체로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야외 정원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를 중심으로 양옆의 방들에서 펼쳐지는 현대미술 작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현재 1층에는 권진규 상설전 《권진규의 영원한 집》이, 2층과 야외 정원에는 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포란》이 열리고 있죠.
이곳은 고전적인 건축 구조와 형태적 요소가 전시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관람객에게 특별한 공간 경험 자체를 제공합니다.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실험성이 동시에 어우러지기 때문인데요. 특히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미디어 아트의 고유한 사유가 이 고전적 공간에 녹아들 때, 관객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독특한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Q. 전시에서의 ‘머무름’, 그리고 그 공간에 대하여 어떤 고민을 갖고 계신가요?
A. 2019년 전시 《강박²》에서 선보였던 ‘리메인더 라운지’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작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며 영감을 받은 책, 드로잉, 파생된 글 등 정식 전시물로 실현되지 못했던 ‘나머지(remainder)’들을 펼쳐놓은 공간이었죠. 단순히 중요한 기록만 선별해 보여주는 아카이브를 넘어, 관람객이 공부하듯 지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머물며 자연스럽게 사유를 이어가길 바랐습니다. 관객들이 그곳에 앉아 쉬고, 머무르면서 스스로 해석하고 경험을 확장하는 것을 보며 ‘머무름’의 힘을 확인했습니다.

리멤버런더 라운지 Rememberder Lounge
리멤버런더 라운지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작가의 주요 연작들과 그 이면에 담긴 철학적 사유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관람객 여러분께서는 편안하게 머무르며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행위만큼이나, 작품과 작품 사이, 혹은 전후에 발생하는 ‘머무름의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이의 시간’은 작품과 관객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싹트는 순간입니다. 빠르게 전시를 소비하는 대신, 공간 안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의 속도로 감상을 정리할 여유가 있을 때 전시는 비로소 충만해집니다.
기획자로서 남겨두는 공간의 여백이야말로 관객이 전시와 능동적으로 관계 맺게 하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이번 《포란》에서 시도한 낭독 공연 역시 관객들이 같은 공간에 머물며 목소리와 언어를 통해 새롭게 생성되는 의미를 다 함께 향유하길 바랐던 시도였습니다.


[Epilogue] 100년의 시간, 그리고 머무름을 완성하는 다정한 여백
이번 전시는 무브먼트랩에게 단순한 공간 협업을 넘어 더욱 짙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1905년에 완공되어 100년이 훌쩍 넘는 묵직한 시간을 품은 역사적 공간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디자인 가구가 자연스럽게 공존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옛 건축의 깊은 숨결과 현대 미디어 아트의 실험성이 교차하는 남서울미술관 <포란>전시 공간 속에서, 무브먼트랩의 가구는 관객이 잠시 걷는 속도를 줄이고 오롯이 자신의 감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정한 여백'이 되어주었습니다.
"좋은 것을 곁에 두고 오랜 시간 향유하는 삶." 무브먼트랩이 꾸준히 이야기하고자 했던 그 본질적인 가치가 100년의 시간을 품은 건축물 안에서 고요하고 단단하게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송가현 디렉터와의 대화는 무브먼트랩이 왜 그토록 공간과 가구를 치열하게 고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전시와 공간, 그리고 관객의 '머무름'이 깊은 사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그 시간을 온전히 지탱해 줄 '가구'가 필요하다는 그녀의 메시지에 우리는 전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전시가 끝난 후에도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기듯, 무브먼트랩은 앞으로도 공간에 머무르는 모든 이들에게 온전한 휴식과 사유의 시간을 제안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 협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