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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kers |  디자이너 최중호와 무니토의 ‘느와르 소파’

"We make objects, spaces and new perceptions."

Category
Product/Furniture/Lighting/Object/Space/Installation/Architectural Collaboration/Branding
Year/Location
2021/2022/2023/2024/2025/ Seoul, Korea
Project Title
MUNITO LEATHER SOFA DESIGN

JC JOONGHO CHOI

 

The Makers | 디자이너 최중호와 무니토의 ‘느와르 소파’

“이 가구를 만든 브랜드, 그리고 이 가구를 디자인한 디자이너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제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그 가구에 대한 애정도 한층 깊어질 것입니다.” — 디자이너 최중호


무브먼트랩이 ‘더 메이커스(The Makers)’라는 콘텐츠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제품을 만든 디자이너와 그 뒤의 서사에 집중함으로써, 우리가 소개하는 가구가 보다 진정성 있는 울림으로 다가가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이번 ‘더 메이커스’의 주인공은 무니토(Munito)의 시그니처 소파 컬렉션으로 자리 잡은 ‘느와르(Noir) 소파’를 디자인한 최중호 스튜디오의 최중호 디자이너입니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서 나눈 대화는, 느와르 소파의 탄생 비화를 넘어 좋은 디자인의 역할과 가구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M.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J. 안녕하세요, 최중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 최중호입니다. 저희 스튜디오는 제품과 가구, 공간, 나아가 브랜딩까지 다양한 영역을 넓게 아우르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의 클래식한 디자인 문법을 존중하는 동시에, 동시대의 트렌드와 문화를 기분 좋게 교차시키는 작업을 즐겨 하고 있습니다.


무니토의 느와르 소파를 디자인한 최중호 디자이너
최중호 스튜디오 내부


M. 느와르 소파가 처음 탄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출시 당시에는 금속 프레임이 노출된 가죽 소파가 국내 주거 시장에서 흔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J. 맞습니다. 느와르 소파를 기획할 당시, 한국 리빙 시장에서도 금속 소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특히 카페나 쇼룸 같은 상업 공간을 중심으로 금속을 과감하게 활용한 인테리어가 늘어났고, 대중 역시 금속 소재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소형 테이블이나 스툴 형태로 주거 공간에 금속을 들여놓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그의 사무실에 배치된 무니토 느와르 소파와 최중호 디자이너 


다만 소파는 공간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매우 크다 보니, 금속을 프레임 전면에 내세웠을 때 가구가 너무 도드라지거나 차갑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깊었습니다. ‘우리의 집이라는 온화한 주거 공간에 들어왔을 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무니토와 함께 던지며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M. 느와르 소파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디테일은 무엇인가요?


J. 아무래도 금속 프레임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구조이다 보니, 가정집에 놓였을 때 금속 특유의 차가움이나 이질감을 줄이는 데 가장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사실 금속은 매우 단단하고 구조적인 조형미를 보여주기에 최적화된 소재입니다. 그래서 이 구조가 가죽이나 패브릭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재와 만났을 때 만들어내는 대비감에 집중했습니다.

"We make objects, spaces and new perceptions."

Scope of Work

  • Product/Furniture/Lighting/Object/Space/Installation/Architectural Collaboration/Branding
  • 2021/2022/2023/2024/2025/ Seoul, Korea/

MUNITO LEATHER SOFA DESIGN

JC
JOONGHO CHOI
느와르 소파 기획당시 초반 프레임 디자인 

초기 구상 단계에서는 프레임의 날이 살아있는 플랫한 금속 라인을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주거 공간에 놓였을 때는 그 느낌이 너무 날카롭고 매섭게 다가올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디자인에서는 파이프 형태의 부드러운 둥근 단면으로 변경했습니다. 금속 표면이 빛을 받아 부드럽게 반사(Reflection)되는 질감까지 면밀히 계산해 차가움을 다정한 온도로 누그러뜨렸습니다.


M. ‘느와르(Noir)’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영화 때문인지 다소 강렬하고 남성적인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AI로 제작한 ‘느와르’ 콘셉트 소파 이미지


J. 
네, 많은 분들이 ‘느와르’라는 어원에서 남성적인 강인함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느와르 소파를 작업할 때 남성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팜므파탈’적인 화려한 무드도 함께 담고자 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코르셋' 실루엣에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신체를 단단하게 감싸주면서도 곡선의 아름다운 실루엣을 드러내는 코르셋의 구조가, 소파 쿠션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는 느와르의 금속 프레임과 많이 닮아있거든요. 남성적인 단단함과 여성적인 유려함이 공존하는 두 가지 반전 매력을 함께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느와르 소파 초기 기획 당시 무드 보드 ©최중호 스튜디오

M. 디자이너님의 자택에서도 실제로 느와르 소파를 사용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소파를 직접 만든 이로서 전하는 배치 팁이나 스타일링 노하우가 있을까요?


J. 네, 저희 집 거실에서도 느와르 소파를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느와르 소파는 금속 프레임이 소파 전체의 등받이와 측면을 조형적으로 감싸고 있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벽에 완전히 붙여 놓기보다는, 소파 뒷면이 노출될 수 있도록 공간 중앙이나 거실 동선 중간에 배치했을 때 그 매력이 극대화됩니다. 뒷모습의 아름다운 실루엣과 프레임 구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뒷 공간을 살려 배치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M. 우리나라에서의 소파는 많은 기능을 소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소파의 치수나 세부 구조를 설계할 때, 한국인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좌식 문화도 깊이 고려하셨을 것 같습니다. 


J. 정확합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소파를 단순히 ‘앉는 가구’ 이상으로 다채롭게 활용합니다.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소파에서 눕는 일이 드문 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파 위에서 눕기도 하고, 양반다리를 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매우 다양한 일상이 이루어지죠.


그래서 좌방석의 깊이(Depth)와 치수를 설정할 때 이러한 한국적인 생활 형태를 세밀하게 계산했습니다. 아빠다리를 하고 편안하게 올라앉거나 완전히 누웠을 때도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죠. 또한 소파 양옆의 이동식 쿠션 역시 사용자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팔걸이 베개로 써도 좋고, 등 뒤에 받쳐 깊이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할 때 사용자가 자신의 체형과 습관에 맞게 조율할 수 있는 ‘참여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M. 디자이너 최중호가 생각하는 가죽 소파만의 진짜 매력은 무엇인가요?


J. 저희 집에서는 마스트로또(Mastrotto) 블랙 가죽 타입의 느와르 소파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표면이 다소 매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년 넘게 일상 속에서 쓰다 보니 자연스러운 광택이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 가죽에 길들여진 주름이 잡히면서, 새로 샀을 때보다 시간이 흐른 지금의 감도가 훨씬 깊고 멋스럽습니다. 결국 가죽 소파의 진가는 시간의 흐름을 머금으며 깊어져 가는 ‘에이징(Aging)의 미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중호 스튜디오에서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무니토의 느와르 소파 

M. 마지막으로, 느와르 소파를 만든 이로써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J. 저는 가구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최근까지도 국내 시장에서는 가구 뒤에 숨은 디자이너의 서사에 큰 조명이 비춰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만 살펴봐도 가구 자체보다 그 제품을 만든 디자이너의 철학과 창작 과정을 깊이 다루곤 하죠.


내가 사용하는 가구를 만든 브랜드의 신념, 그리고 그 형태를 고민한 디자이너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그 스토리가 레이어처럼 쌓일 때, 비로소 가구는 단순한 물건을 넘어 이 대상에 대해 더 애정도가 높아지실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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